복싱에서 붕대를 제대로 감는 법이 중요한 이유
처음엔 몰랐고, 다치고 나서야 알았다
복싱을 처음 시작했을 때 붕대는 솔직히 귀찮은 존재였다. 글러브만 끼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고, 붕대도 대충 감았다. “어차피 초보인데 뭐”라는 생각이 컸다. 그런데 몇 주 지나지 않아 손목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사무직인 직업에 문제가 생길정도로 어마무시하게 욱신거린다.) 그때서야 붕대를 제대로 감는 이유를 몸으로 이해하게 됐다.
붕대는 보호 장비가 아니라 ‘기본기’에 가깝다
많은 사람들이 붕대를 손 보호용 소모품 정도로 생각한다.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복싱에서 붕대는 단순한 보호 장비가 아니라, 손 구조를 잡아주는 기본 장비에 가깝다.
주먹을 쥐고 펀치을 할 때, 힘은 손가락 → 손등 → 손목으로 전달된다. 이 과정에서 붕대가 제대로 감겨 있지 않으면 충격이 분산되지 않고 한 지점에 몰린다. 특히 초보자는 주먹 정렬이 불안정해서 더 위험하다.
내가 붕대를 대충 감고 겪었던 실패
처음 한 달 정도는 붕대를 그냥 손바닥에 몇 바퀴 두르고 손목만 감았다. 관장님이 알려준 방식이 있었지만, 외우기도 귀찮았고 빨리 운동하고 싶었다. 그 결과가 바로 손등 통증이었다.
미트를 세게 친 날이면 다음 날까지 손이 뻐근했고, 어느 날은 병뚜껑도 잘 안 열릴 정도로 아팠다. 그때 관장님이 내 붕대를 풀어보더니 한마디 했다.
“이렇게 감으면 손 다쳐요.”
제대로 감았을 때 체감되는 가장 큰 차이
붕대를 제대로 감기 시작하고 가장 먼저 느낀 건 안정감이었다. 주먹을 쥘 때 손이 하나로 묶여 있는 느낌이 들었고, 펀치를 쳐도 손목이 흔들리지 않았다.
신기한 건, 힘이 덜 들어가는데도 펀치가 더 잘 나간다는 느낌이었다. 예전엔 손이 아플까 봐 무의식적으로 힘을 조절했는데, 붕대가 손을 잡아주니까 마음 놓고 치게 됐다.
붕대를 제대로 감는 핵심은 ‘순서’다
붕대를 잘 감는다고 해서 무조건 꽉 감는 건 아니다. 손목만 세게 감는 것도 정답이 아니다. 중요한 건 손가락 → 손등 → 손목 순서를 지키는 것이다.
손가락 사이를 감아주면 주먹이 벌어지는 걸 막아주고, 손등을 여러 번 감아주면 충격을 흡수해준다. 마지막으로 손목을 고정해줘야 펀치할 때 흔들림이 줄어든다. 이 순서를 무시하면 아무리 붕대를 써도 효과가 반감된다.

초보일수록 붕대를 더 신경 써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초보일수록 붕대를 대충 감는다. 나도 그랬다. 아직 펀치도 약한데 뭐가 문제겠냐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그 약한 펀치가 오히려 위험하다. 정확하지 않은 각도로 반복 충격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지금은 체육관에 새로 들어온 사람이 붕대를 대충 감고 있으면 괜히 눈이 간다. 예전의 내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마무리하며
복싱에서 붕대를 제대로 감는 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손을 다치면 운동을 쉬어야 하고, 쉬면 리듬이 깨진다. 나는 그 과정을 직접 겪고 나서야 붕대의 가치를 알게 됐다.
운동을 오래 하고 싶다면, 실력을 늘리고 싶다면, 붕대부터 제대로 감는 습관을 들이자. 복싱은 작은 기본이 쌓여서 만들어지는 운동이라는 걸, 나는 붕대 하나로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