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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 수업 루틴, 이렇게 진행된다

병아리복서 2025. 12. 20. 18:20

복싱을 시작하기 전에는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잘 몰랐다. 줄넘기 조금 하고 미트 치는 정도겠지 싶었다. 그런데 막상 체육관에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훨씬 체계적이었고, 동시에 꽤 자유로웠다. 정해진 틀은 있지만, 그 안에서 각자 실력에 맞게 움직이는 구조였다. 오늘은 내가 몇 달 동안 직접 겪은 복싱 수업의 실제 루틴을 그대로 적어보려고 한다.

수업 시작 전, 이미 운동은 시작된다

복싱 수업은 “지금부터 시작합니다”라는 구호로 시작되지 않는다. 체육관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부터 이미 각자 운동을 하고 있다. 먼저 온 사람은 줄넘기를 하고 있고, 누군가는 섀도복싱을 하고 있다.

나도 처음엔 이 분위기가 낯설었다. 뭘 먼저 해야 할지 몰라서 한동안 서성거렸다. 지금은 들어가자마자 자연스럽게 줄넘기를 집는다. 3분과 1분에 한번씩 울리는 종소리에 맞춰서 줄넘기를 20분가량 웜업을 해준다. 

줄넘기, 단순 준비운동이 아니다

처음엔 줄넘기를 대충 넘겼다. 빨리 미트 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줄넘기를 성의 없이 하면 그날 운동이 전체적으로 무거워진다. 발이 안 풀리고 호흡도 금방 가빠진다.

어느 날부터는 줄넘기를 수업의 일부로 생각하고 집중했다. 리듬을 타고, 발을 가볍게 쓰는 연습이라고 생각하니 몸이 훨씬 잘 풀렸다. 그때부터 미트 들어갈 때 숨이 덜 찼다.

섀도복싱으로 몸과 머리를 동시에 푼다

줄넘기 다음은 섀도복싱이다. 거울 앞에서 자세를 잡고, 기본 동작을 반복한다. 이때 관장님이 하나씩 잡아준다. “어깨 힘 빼라”, “턱 내려라” 같은 말이 계속 들린다.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가드" 였다.

초보자 시절에는 이 시간이 제일 어색했다. 혼자 허공에 주먹질하는 게 민망했고, 뭘 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래서 대충 흉내만 냈다. 그 결과 미트 들어가면 동작이 계속 꼬였다.

미트 수업, 가장 기대하지만 가장 힘든 시간

미트는 대부분 개인별로 순서가 돌아간다. 관장님이 미트를 잡아주고, 나머지는 샌드백이나 섀도를 한다. 미트는 생각보다 짧지만, 체력 소모는 가장 크다.

나는 처음에 미트만 기다렸다. 하지만 대기 시간에 쉬기만 하면 미트 들어갔을 때 바로 지친다. 지금은 대기 시간에도 가볍게 움직이면서 호흡을 유지한다. 이 작은 차이가 끝까지 버티게 만든다.

마무리는 각자 부족한 부분을 채운다

수업 후반부에는 딱 정해진 루틴이 없다. 어떤 날은 복근 운동을 하고, 어떤 날은 스텝 연습을 한다. 관장님이 개인별로 부족한 걸 알려준다.

나는 초반에 이 시간이 제일 좋았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내 페이스로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신 대충 하면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이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수업이 끝나도 복싱은 끝이 아니다

정식 수업이 끝나도 바로 집에 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땀을 뻘뻘 흘려도 스트레칭을 하거나, 남아서 샌드백을 더 친다. 나는 이 시간을 건너뛰다가 어느 날 허리가 뻐근해진 적이 있다. 그 뒤로는 꼭 마무리 스트레칭을 한다.


복싱 수업은 생각보다 단순하면서도 깊다. 겉으로 보면 다 비슷해 보여도, 각 단계마다 의미가 있다. 처음엔 몰라서 헤매지만, 루틴을 이해하고 나면 운동이 훨씬 편해지고 재밌어진다.

나도 처음엔 수업이 어색하고 힘들었다. 하지만 흐름을 알게 된 순간부터 복싱이 훨씬 즐거워졌다. 이 글이 복싱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작은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