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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현만vs줄리엔강 한번 다운당하고 계속 다운 되는 이유

병아리복서 2025. 12. 21. 18:25

명현만 키 190cm 116kg  전 킥복싱 헤비급 챔피언출신 / 줄리엔강 키 193cm 100kg 연예계 싸움 랭킹 1위

사실 나는 무조건 명현만이 이긴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줄리엔강은 잘 했다. 보다보면 처음 다운은 분명히 큰 한 방 같았는데, 그다음부터는 비슷한 공격에도 계속 무너진다. 명현만 vs 줄리엔 강 경기 역시 많은 사람들이 이 장면에서 의문을 가졌을 거다. “첫 다운 이후 왜 이렇게 계속 흔들렸을까?” 이건 단순히 맷집 문제만은 아니다.

다운은 ‘맞은 결과’가 아니라 ‘무너진 시작’이다

복싱이나 격투기에서 다운은 단순히 데미지를 입었다는 뜻이 아니다. 균형, 시야, 판단력이 동시에 깨졌다는 신호에 가깝다. 첫 다운이 나온 순간, 몸은 이미 정상 상태가 아니다.

내가 스파링을 하면서 느낀 것도 비슷했다. 한 번 크게 흔들리면 그다음 라운드는 유난히 길게 느껴진다. 상대 펀치가 더 세진 것도 아닌데, 몸이 늦게 반응하고 발이 말을 안 듣는다.

가장 큰 변화는 ‘다리’에서 시작된다

첫 다운 이후 계속 다운되는 가장 큰 이유는 다리다. 머리를 맞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다리가 먼저 무너진다. 하체가 흔들리면 상체 방어도 무너지고, 펀치를 맞았을 때 충격을 흡수하지 못한다.

경기를 보면서 느낀 건, 첫 다운 이후 스텝이 눈에 띄게 무거워졌다는 점이다. 뒤로 빠지는 속도가 늦어지고, 중심이 뒤에 남는다. 이 상태에서는 가벼운 펀치도 치명적으로 들어온다.

한 번 흔들리면 방어가 ‘생각’이 된다

정상일 때 방어는 반사에 가깝다. 하지만 다운을 한 번 당하면 방어가 생각이 된다. “이번엔 막아야지”라고 인식하는 순간, 이미 늦다.

나도 스파링에서 한 번 크게 맞고 나면 턱을 내리는 타이밍이 늦어졌다. 평소엔 자연스럽게 하던 동작이 머릿속에서 한 박자 늦게 실행됐다. 경기에서도 이 현상은 그대로 나타난다.

체력 문제가 아니라 ‘회복 시간’의 문제

많은 사람들이 연속 다운을 체력 문제로 본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체력보다 회복 시간의 문제다. 첫 다운 이후 짧은 시간 안에 다시 압박을 받으면, 몸이 회복할 틈이 없다.

특히 상대가 체격이 크고 압박형 스타일일 경우, 숨을 고를 여유가 사라진다. 이 상태에서 또 한 번 정타를 허용하면, 그다음부터는 데미지가 눈덩이처럼 쌓인다.

멘탈은 생각보다 훨씬 크게 작용한다

솔직히 이 부분을 인정하기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멘탈은 분명히 영향을 준다. “또 맞으면 쓰러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몸은 움츠러든다.

나 역시 초반에 스파링에서 연속으로 흔들렸던 날이 있었다. 그날은 끝날 때까지 공격이 전혀 안 나갔다. 맞지 않으려고만 하다 보니, 오히려 더 많이 맞았다. 이게 악순환이다.

첫 다운 이후 필요한 건 ‘버티는 전략’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건 바로 반격이 아니다. 시간을 벌고, 클린치를 쓰고, 스텝으로 거리를 벌리는 선택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선택을 하려면 경험이 필요하다.

경기를 보면서 느낀 건, 첫 다운 이후 흐름을 끊지 못했다는 점이다. 흐름을 끊지 못하면, 상대는 점점 더 편해지고, 맞는 쪽은 점점 더 불리해진다.

마무리하며

명현만 vs 줄리엔 강 경기에서 연속 다운이 나온 이유는 한 가지로 설명할 수 없다. 하체 불안, 반응 속도 저하, 회복 시간 부족, 멘탈 압박이 동시에 겹쳤다.

복싱을 직접 해본 사람이라면 안다. 한 번 흔들린 이후의 1분은, 평소의 3분보다 훨씬 길다. 그 차이가 연속 다운을 만든다.

이건 약해서가 아니라, 격투기가 가진 구조적인 현실이다. 그리고 그걸 알게 되면, 경기를 보는 시선도 완전히 달라진다.

역시 프로는 괜히 프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