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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하면서 가장 먼저 바뀐 몸의 변화

병아리복서 2025. 12. 23. 18:33

살도 근육도 아니고, ‘자세’였다

복싱을 시작하면 다들 묻는다. “살 빠졌어?”, “어깨 넓어졌네?”
나도 처음엔 그런 변화를 기대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복싱을 하면서 가장 먼저 바뀐 건 체중도, 근육도 아니었다. 자세였다. 그것도 내가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처음엔 몸이 변하고 있다는 걸 전혀 몰랐다

복싱을 시작하고 한 달 정도 지났을 때였다. 체중계 숫자는 거의 그대로였고, 거울을 봐도 눈에 띄는 근육 변화는 없었다. 그래서 “아직 멀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사진을 찍다가 이상한 걸 느꼈다. 예전보다 등이 펴져 있었고, 고개가 앞으로 튀어나오지 않았다.

그때는 그냥 컨디션이 좋은 날이라고 넘겼다. 하지만 비슷한 느낌이 계속 반복됐다.

가장 먼저 달라진 건 어깨와 목의 위치였다

복싱 수업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 중 하나가 “턱 내려라”, “어깨 힘 빼라”였다. 처음엔 이게 무슨 말인지 잘 몰랐다. 그냥 맞지 말라는 뜻 정도로 이해했다.

그런데 이 동작을 계속 반복하다 보니, 평소에도 어깨가 말려 올라가는 습관이 줄어들었다.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어도 예전처럼 목이 뻐근하지 않았다. 이건 일부러 교정하려고 한 게 아니라, 복싱 동작이 몸에 남아서 생긴 변화였다.

실패했던 경험: 괜히 더 힘주려고 했을 때

초반에는 이 변화를 스스로 망친 적도 있다. “운동하는데 자세도 좋아져야지”라는 생각에 일부러 가슴을 펴고 어깨를 고정하려 했다. 그 결과는 목 통증이었다.

관장님이 “자세는 힘으로 만드는 게 아니다”라고 말해줬을 때 그제야 알았다. 복싱에서의 자세는 긴장이 아니라 균형과 이완에서 나온다는 걸.

걷는 모습부터 달라졌다는 말

어느 날 지인이 “요즘 걸을 때도 복싱하는 사람 같아 보인다”고 말했다. 처음엔 무슨 소린지 몰랐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발을 끌지 않고 중심을 세워 걷고 있었다.

복싱에서 계속 중심 이동을 하다 보니, 일상에서도 몸의 무게를 한쪽에 쏠지 않게 됐다. 이게 생각보다 큰 변화였다.

왜 이 변화가 가장 먼저 오는가

근육이나 체중 변화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자세는 반복된 움직임에 바로 반응한다. 복싱은 매 수업마다 턱, 어깨, 중심을 계속 신경 쓰게 만든다. 그 결과가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게 자세 변화다.

나도 처음엔 이 변화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게 이후 모든 변화의 시작이었다.


복싱을 하면서 가장 먼저 바뀐 내 몸의 변화는 눈에 잘 띄지 않았다. 하지만 확실히 느껴졌다. 몸이 덜 피곤했고, 오래 서 있어도 무너지는 느낌이 줄었다.

만약 복싱을 시작했는데 “아직 아무 변화가 없다”고 느낀다면, 거울보다 몸의 감각을 먼저 느껴보길 추천한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을지도 모른다.
나처럼, 자세부터 조용히 바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