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을 그만둘 이유는 많았는데, 남은 이유는 하나였다솔직히 말하면 복싱을 시작한 뒤 그만둘 이유는 수도 없이 많았다. 숨은 턱 끝까지 차오르고, 손목은 욱신거리고, 다음 날이면 어깨가 안 올라갔다. 처음 한 달은 “이걸 왜 시작했지?”라는 생각을 매번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복싱을 그만두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이유는 거창하지 않았다. 딱 하나, 복싱만이 주는 감각이 있었기 때문이다.재미보다 먼저 찾아온 건 좌절이었다처음 복싱장에 갔을 때를 아직도 기억한다. TV에서 보던 모습과 달리 동작 하나하나가 너무 어려웠다. 잽은 잽대로 어색했고, 가드는 올렸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맞았다. 특히 미트를 치면 숨이 너무 빨리 차서, 옆 사람과 비교하게 됐다. “왜 나는 이렇게 빨리 지치지?”라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