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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군데 복싱장을 3개월씩 다녀본 뒤에야 알게 된, 진짜 도장 선택 기준

병아리복서 2025. 12. 16. 15:25

 

복싱을 처음 시작할 때 가장 어려웠던 건 운동 자체가 아니라 도장 선택이었다. 검색창에 ‘복싱장 추천’을 치면 다 좋아 보였고, 상담을 받아도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다”는 말은 어디나 같았다. 결국 나는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총 3군데 복싱장을 각각 3개월씩 다녀본 뒤에야 나에게 맞는 기준이 생겼다.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한 곳을 오래 다녔더라면 좋았겠지만, 돌이켜보면 이 시행착오 덕분에 도장을 보는 눈이 생겼다.

첫 번째 복싱장 – 시설은 좋았지만 오래 못 간 이유

첫 번째 복싱장은 집에서 가까웠고, 시설도 깔끔했다. 최신 러닝머신에 샤워실도 넓었다. 하지만 수업 방식은 거의 방치에 가까웠다. 줄넘기, 섀도복싱, 샌드백을 각자 알아서 하는 분위기였다.

처음 한 달은 “자율적인 게 편하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두 달째부터였다. 자세가 맞는지 틀린지도 모르겠고, 잘못된 습관이 그대로 굳어졌다. 관장님은 분명 실력이 좋았지만, 회원 수가 많아 개인적인 피드백은 거의 없었다. 결국 3개월을 채우고 나왔지만, 남은 건 애매한 동작과 애매한 실력뿐이었다.

두 번째 복싱장 – 열정은 넘쳤지만 내 몸에는 과했다

두 번째 복싱장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선수 출신 관장님이 직접 지도했고, 훈련 강도도 높았다. 솔직히 말하면, 여기서 “복싱은 이렇게 하는 거구나”라는 느낌을 처음 받았다.

하지만 문제는 내 체력과 목적이었다. 거의 매 수업이 스파링 위주였고, 초보자에게는 설명보다 “해보면 안다”는 식이었다. 2개월쯤 지나니 손목과 어깨가 계속 아팠다. 무리해서 따라가다 보니 오히려 운동이 부담이 됐다. 열정만 보고 선택했다가, 내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실패 사례였다.

세 번째 복싱장 – 오래 다닐 수 있었던 이유

세 번째 복싱장은 규모도 작고, 처음 봤을 땐 크게 끌리지 않았다. 그런데 수업을 받아보니 달랐다. 기본 동작을 정말 꼼꼼하게 봐줬고, 왜 이렇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계속 설명해줬다.

특히 좋았던 건 초보자와 중급자를 명확히 나눠서 지도한다는 점이었다. 같은 동작을 하더라도 단계에 따라 목표가 달랐다. 이곳에서는 처음으로 “아, 내가 늘고 있구나”라는 걸 체감했다. 결국 이곳이 내가 정착한 도장이 됐다.

3군데를 다녀보고 정리한 도장 선택 기준

내 기준에서 복싱장 선택의 핵심은 딱 세 가지였다.
첫째, 피드백이 있는가. 자세를 잡아주지 않는 복싱은 혼자 하는 운동과 다를 게 없다.
둘째, 내 목적에 맞는가. 다이어트인지, 실전인지, 취미인지에 따라 도장은 달라야 한다.
셋째, 오래 다닐 수 있는 분위기인가. 운동은 결국 지속성이다.

시설, 거리, 가격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건 부차적인 요소였다. 나처럼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려면 최소한 이 세 가지만은 꼭 확인해보길 권하고 싶다.

마무리하며

복싱장은 “유명한 곳”보다 나에게 맞는 곳이 중요하다.
3군데를 3개월씩 다녀보며 시간과 돈을 썼지만, 그 덕분에 지금은 후회 없는 선택을 하고 있다. 복싱을 시작하려는 누군가에게 이 경험이 작은 기준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