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을 시작하기 전, 나도 이것저것 많이 찾아봤다. 글러브, 헤드기어 같은 장비들이 먼저 떠올랐다. 그런데 실제로 복싱을 해보니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처음부터 비싼 장비보다, 운동을 제대로 하게 만들어주는 기본 아이템이 훨씬 중요했다.
지금 기준으로 다시 정리하면, 복싱 시작 전에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건 딱 정해져 있다.
가장 먼저 필요한 건 줄넘기였다
복싱 수업을 몇 번만 들어보면 알게 된다. 거의 모든 수업이 줄넘기로 시작한다. 워밍업이기도 하고, 체력 훈련이기도 하다. 처음엔 체육관에 있는 줄넘기를 사용했는데, 길이가 짧아서 타기가 힘들었다.
개인 줄넘기를 하나 장만하고 나서 차이가 확실히 느껴졌다. 길이를 내 몸에 맞게 조절할 수 있고, 손에 익으니 동작이 훨씬 자연스러워졌다. 줄넘기는 단순한 준비물이 아니라, 복싱의 기본 리듬을 만드는 도구라는 걸 그때 알았다.
지금 다시 시작한다면, 다른 건 몰라도 줄넘기만큼은 무조건 제일 먼저 산다.
핸드랩은 초반부터 필요한 필수품
두 번째로 바로 필요해진 건 핸드랩이였다. 손을 보호하는 역할도 있지만, 땀 흡수가 가장 크다. 공용 핸드랩를 쓰다 보면 위생적인 부분이 계속 신경 쓰인다. 하수구 썩은 냄새가 난다.. 진짜로..
개인 핸드랩를 쓰기 시작하면서 손을 감는 과정 자체가 루틴이 됐다. 운동 준비가 정리되는 느낌도 들고, 손에 안정감이 생긴다. 가격(1~3만원) 대비 만족도가 높은 장비다.
실내화는 쿠션 있는 가벼운 러닝화가 정답
복싱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초보자 기준에서는 쿠션 있는 가벼운 러닝화가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다. 실제로 나는 처음에 바닥이 얇은 신발을 신었다가 발바닥과 종아리가 너무 빨리 피로해졌다.
복싱은 점프, 이동, 방향 전환이 많다. 이때 쿠션이 없으면 체력 소모가 훨씬 크다. 러닝화처럼 가볍고 발을 잘 받쳐주는 신발이 초보자에게는 훨씬 낫다. 미끄럽지만 않으면 충분하다.
보호장비는 초보자에겐 필요 없었다
많이들 추천하는 장비 중 하나가 보호장비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초보자 단계에서는 필요성을 못 느꼈다. 스파링을 하지 않는 이상, 큰 충격이 올 상황도 거의 없다.
마우스피스를 먼저 사라고 해서 먼저 사고 입에 물고 운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불편해서 호흡에 더 신경 쓰이기도 했다. 나 역시 한 번 사봤지만 거의 쓰지 않았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단계가 올라가고 스파링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 다시 생각해도 늦지 않다.
글러브는 나중에 사도 된다
의외일 수 있지만, 글러브는 급하지 않다. 체육관 공용 글러브로도 충분히 초반 수업을 소화할 수 있다. 오히려 초보자일수록 어떤 무게와 착용감이 맞는지 감이 없다.
나는 첫 글러브를 너무 빨리 샀다가 금방 후회했다. 체력이 붙고 나서 기준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최소 한 달 정도는 직접 해보고 결정하는 게 훨씬 낫다.
처음부터 다 갖출 필요는 없다
복싱 장비는 많지만, 처음부터 다 필요하지는 않다. 오히려 준비물이 많을수록 부담이 된다. 내가 겪어보니, 줄넘기·붕대·가벼운 러닝화 이 세 가지만 있어도 복싱을 시작하는 데 전혀 문제 없다.
운동은 장비가 아니라 지속성이다. 불필요한 준비로 시작하기 전에 지치지 않았으면 한다.
마치며
복싱을 시작하기 전에 꼭 말해주고 싶은 게 있다면, “일단 해”이다. 나도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 덕분에 지금은 어떤 준비가 진짜 중요한지 분명히 알게 됐다.
복싱을 오래 하고 싶다면, 처음 장비 선택부터 가볍게 시작하는 게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