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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

병아리복서 2026. 1. 2. 09:48

멋있어 보이기 전에, 이건 꼭 알고 갔으면 한다

복싱을 시작하기 전의 나는 꽤 기대가 컸다. 체력도 키우고, 몸도 좋아지고, 무엇보다 ‘강해지는 느낌’을 얻고 싶었다. 유튜브에서 본 복서들의 움직임은 멋있었고, 샌드백을 치는 모습은 스트레스를 날려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실제 복싱은 그런 이미지와는 많이 달랐다. 만약 그때 누군가 솔직하게 말해줬다면, 마음의 준비를 더 단단히 하고 들어갔을 것 같다.

처음엔 거의 다 힘들다

복싱은 시작부터 친절한 운동이 아니다. 줄넘기부터 숨이 차고, 기본 자세를 잡는 것만으로도 온몸에 힘이 들어간다. 나도 첫 수업이 끝났을 때 “이게 내가 생각한 복싱이 맞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동작은 어색하고, 팔은 금방 무거워졌다.

특히 힘든 건, 잘하고 못하고가 바로 드러난다는 점이다. 헬스처럼 무게를 줄이면 되는 것도 아니고, 요령이 없으면 그대로 티가 난다. 이 과정에서 자존심이 꽤 상한다. 이걸 미리 알고 가면, 포기할 확률이 훨씬 줄어든다.

잘하려고 하면 오히려 더 빨리 지친다

초반에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열심히’ 하려고 하는 거다. 나도 그랬다. 더 세게 치고, 더 빠르게 움직이려고 했다. 결과는 항상 같았다. 숨이 먼저 나가고, 자세는 무너졌다. 다음 날엔 몸이 너무 아파서 쉬게 됐다.

복싱은 이상하게도 힘을 뺄수록 오래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이걸 깨닫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처음부터 잘하려고 하기보다, 끝까지 버틴다는 느낌으로 접근하는 게 훨씬 낫다.

재미는 나중에 온다

이건 꼭 말해주고 싶다. 복싱은 초반에 재미있지 않다. 반복이 많고, 성과가 바로 보이지 않는다. 나도 첫 두 달 정도는 재미보다는 의무감으로 나갔다. 그런데 어느 순간, 숨이 덜 차고 동작이 조금씩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복싱이 다르게 느껴졌다. 힘든데도 끝나고 나면 기분이 정리됐다. 이 감각 때문에 계속 나가게 됐다. 재미를 기대하고 시작하면 실망하기 쉽지만, 적응을 목표로 하면 복싱은 꽤 오래 갈 수 있다.

복싱은 남과 비교하면 오래 못 한다

체격, 나이, 운동 경험 전부 다르다. 그런데 복싱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된다. 나도 옆 사람을 보면서 괜히 위축되고, 더 잘해 보이려고 무리한 적이 많았다. 그때마다 결과는 안 좋았다.

복싱을 계속하려면 비교 대상을 바꿔야 한다. 남이 아니라 어제의 나다. 어제보다 줄넘기를 조금 더 버텼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이 기준을 잡고 나서야 복싱이 덜 힘들어졌다.


복싱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은 이거다.
“처음부터 잘하려고 하지 말고, 오래 할 수 있을지만 생각해라.”

재능 없어도 되고, 느려도 된다. 중요한 건 그만두지 않는 거다. 복싱은 남아 있는 사람에게 조금씩 보상을 주는 운동이다. 그걸 알고 시작한다면, 복싱은 생각보다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