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을 시작한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은 한 달을 채우지 못한다. 나 역시 그 ‘한 달의 벽’ 앞에서 몇 번이나 발걸음을 멈췄다. 지금은 복싱을 계속하고 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나도 초반엔 포기 후보였다. 그만두는 사람들을 보며 “저 사람은 의지가 약한가 보다”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이유는 훨씬 현실적이다.
생각보다 너무 힘들다
가장 큰 이유는 단순하다. 생각보다 너무 힘들다. 복싱은 첫날부터 체력을 요구한다. 줄넘기 몇 분만 해도 숨이 가쁘고, 기본 동작만 반복해도 땀이 쏟아진다. 나는 첫 주가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이게 유산소인지 무산소인지 구분할 수 없는 운동이라는 걸.
문제는 이 힘듦이 ‘점점 나아질 것 같다’는 느낌 없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초반엔 매 수업이 벽처럼 느껴진다. 이때 대부분 마음속으로 계산을 한다. “이렇게까지 힘든 걸 굳이 해야 하나?”
잘하는 느낌이 거의 없다
복싱은 성과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헬스처럼 무게가 늘지도 않고, 달리기처럼 기록이 바로 줄지도 않는다. 나는 한 달 가까이 “내가 늘고 있는 건가?”라는 의문만 들었다.
특히 주변 사람들과 비교하면 더 힘들어진다. 나보다 늦게 온 사람이 더 자연스럽게 움직이면, 괜히 의욕이 떨어진다. 나도 이 시기에 스스로에게 실망해서 수업을 빠진 적이 있다.
자존심이 먼저 다친다
체력보다 먼저 무너지는 건 자존심이다. 복싱은 못하면 못하는 게 그대로 드러난다. 가드가 내려가면 바로 맞고, 집중이 흐트러지면 바로 티가 난다. 나도 초반엔 이게 너무 싫었다.
특히 미트 치는 시간은 압박이 컸다. 동작이 꼬일 때마다 주변 시선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이 부담을 견디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멀어진다.
나 역시 포기 직전까지 갔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정확히 3주 차에 그만둘까 고민했다. 몸은 늘 피곤했고, 재미는 아직 없었고, 잘한다는 느낌도 없었다. 그때 나를 붙잡은 건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한 달만 채워보자”라는 생각이었다.
결과적으로 한 달을 넘기니, 아주 작은 변화가 보였다. 숨이 조금 덜 찼고, 미트 리듬이 아주 조금 맞기 시작했다. 그 미세한 변화가 나를 남게 했다.
복싱을 시작한 지 한 달 안에 포기하는 이유는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다. 불친절한 운동이기에 보상이 오기 전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걸 알고 시작하면, 버틸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처음엔 잘하려고 하지 말고, 비교하지 말고, 그냥 출석만 채우는 게 목표면 충분하다. 한 달만 버티면, 복싱은 조금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